[컬럼,논단] 아시아 춤의 네크워킹 확장에 포커스/제3회 광진 국제 섬머 댄스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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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광진 국제 섬머 댄스 페스티벌
아시아 춤의 네크워킹 확장에 포커스
이즈음들어 한국의 춤계에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흐름 중 하나는 춤 부문의 국제교류 양상이 무척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불러들여 하는 국제교류’ 못지않게 ‘내보내는 국제교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분명한 목표를 정하고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 면에서도 훨씬 업그레이드 되었다. 한마디로 무작정 하는 국제교류가 아니라 실리를 찾는 국제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국제적인 협업, 안무가 육성 등을 내세운 교육 및 워크숍 프로그램의 진화, 커뮤니티 댄스와 연계된 상주 아티스트 프로젝트, 그리고 새로운 무용축제의 태동 등 거의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8월에도 이 같은 흐름을 감지할 수 있는 국제 춤 축제가 서울에서 열렸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광진 국제 여름 무용축제(Gwang Jin International Summer Dance Festival: GSDF)가 그것이다.
8월 19일부터 23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진 광진국제여름무용축제는 소규모이긴 하지만 아시아 춤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여타의 국제 춤 축제와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축제 극장 관계자 내한, 6개국 14개 작품 공연
올해 축제에는 싱가포르 헝가리 일본 중국 스페인 한국을 포함 6개국 14개 단체가 참여했으며 전체적인 프로그램은 개 폐막 공연, 국내외 안무가 초청공연, 한 일무용 유망주 쇼케이스, 해외 안무가 초청 워크샵으로 구성되었다. 공연 작품의 전체적인 수준은 특별히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질적으로 떨어지지도 않았다.
8월 19일 개막공연(서강대메리홀 소극장)에서 선보인 중국 슈 슈리앙(XuShuiliang)의 <Tracking>은 오브제를 활용한 공간 배분과 춤의 조합이 눈길을 끌었다. 안무자이자 댄서로 출연한 슈 슈리앙이 공연내내 사용한 흰색 밴드는 소극장에서의 솔로춤을 리드미컬하게 전개시켜나가는데 있어서 또한 시각적인 효과를 얻어내는 데도 적절하게 기여했다.
스페인 다니엘 아브레우(Daniel Abreu)의 솔로춤 <Cabeza>는 에너지 넘치는 춤이 공연 내내 소극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빠른 움직임과 짧게 분절시키는 움직임의 적절한 조합과 그가 가진 지체의 유연성은 소극장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헝가리 안무가 페레츠 파히르(Ference Fehe'r)가 안무하고 일본 무용수 유미 오사나이(Yumi Osanai)가 춤춘 <Upwelling>은 여성 무용수의 절제된 움직임과 간간히 무술에서 보여지는 듯한 동작의 조합이, 동서양 무용가들의 협업작업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질감으로 발현된 작품이었다.
8월 21일 한국과 일본의 유망한 젊은 무용가들의 작업이 선보인 한일 댄스 유망주 쇼케이스(서강대메리홀 소극장)에서는 천성우가 안무한 <보통 사람>(Nomal Man)이 특히 눈에 띄었다. 오브제로 사용한 작은 인형, 6명 무용수들의 군무와 표정연기, 퍼포먼스에 가까운 행위의 조합 등이 매치되어 볼거리를 만들어낸 이 작품은 코믹한 요소와 움직임의 적절한 배합이 주는 맛깔이 짭짤했다.
박상준이 안무한 남성 2인무 <Man to Man>은 두 무용수가 떨어졌다 다시 몸을 밀착시킬 때 만들어지는 접점에서의 느낌과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만들어내는 두 무용수의 에너지가 소극장 공간을 압도할 만큼 인상적이었다.
국제 축제에서 워크샵 프로그램은 해외 안무가들의 새로운 춤 메소드를 배울 수 있는 것 외에도 실제로 무용수들끼리의 인적 교류가 맺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개막 첫 작품을 공연한 안무가 다니엘 아브레우와 나초 두아토가 이끌던 스페인 국립무용단 무용수 출신의 싱가포르 안무가 퀵 쉬분이 워크샵 강사로 초청되었다. 이들은 유럽에서 경험하고 배운 춤들을 오리엔털 스타일과 접목시킨 수업으로 참가자들의 흥미를 자아냈다.
일본 싱가폴 등과 축제간 교류를 통한 프로그래밍 시행
올해 광진국제여름무용축제에서 주목할 것은 아시아 여러 나라의 무용가들 뿐만 아니라 극장 관계자, 축제 감독, 공연 기획자들이 함께 참여한 네크워킹의 확장과 실제 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이 같은 협업 체계가 실제로 적지 않게 실행되었다는 것이다.
축제 기간 내내 Fukuoka Dance Fringe Festiva의 예술감독인 요시코 스웨인(Yoshiko Swain), 도쿄에서 활동하는 무용평론가 노리코시 타카오(Norikoshi Takao), 도쿄에 있는 소극장 세션하우스 극장장인 이토 나오코(Ito Naoko), 중국 전 광동댄스페스티벌 프로그램 디렉터인 퀑 와이랍(Kwon Wailap), 싱가포르 M1CONTACT Contemporary Dance Festival의 예술감독인 퀵 쉬분(Kuik Swee Boon)이 전체 공연을 지켜보았다.
퀵 쉬분은 워크숍 강사 뿐 아니라 싱가포르에 베이스를 둔, 자신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T.H.E 댄스컴퍼니와 함께 23일 서강대메리홀 대극장에서 있은 폐막공연에서 <UN-FORM>을 공연했고, 같은 날 이토 나오코는 세션 하우스의 상주 무용단인 미드모아젤 시네마와 함께 자신의 안무 작품인 <Red flower, White Flower>를 공연하기도 했다.
이들 해외 게스트들은 이번 축제에서 공연된 작품들을 골라 자신이 이끌고 있는 축제와 극장에 초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의 작품을 해외 시장에 내보내 선보이고, 동시에 외국의 작품들을 불러들이는 두 개의 국제교류를 한꺼번에 성사시키고 있는 셈이다.
광진국제여름무용축제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유호식은 “일본의 Fukuoka Dance Fringe Festival과는 2013년 2월 축제간 안무가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을 갖게 되었다. 작년 일본에서는 Norihito Ishii가 GSDF에 초청되었으며, 한국에서는 김봉수가 후쿠오카 축제에 초청을 받아 공연 및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올해는 도쿄의 Session House 극장에서 기획한 Dance Bridge International과 싱가폴 T.H.E Dance Company가 주최하는 M1CONTACT Contemporary Dance Festival, 미국 Detroit Dance City Festival과 협력을 맺은 상태이다. 한국에서는 연수 무용협회(예술감독 박혜경)에서 주최하는 인천 연수 국제무용제와 매칭 펀드를 맺었다”며 3년째 맞은 축제가 시행하고 있는 실질적인 프로그램 교류에 대해 들려주었다.
이즈음들어 무용을 통한 해외무대 진출에 대해 아시아 여러 나라는 하나 같이 큰 관심을 갖고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무용 마켓으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독일의 탄츠 메세(Tanz Messe), 공연예술 마켓으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의 APAP 등 유럽과 미국에서 열리는 대형 공연예술 마켓에 자국의 홍보 부스는 물론이고 별도의 포럼 등과 네크워킹 파티를 시행하고 있으며, 10월에 열리는 상하이 국제 공연예술마켓에도 적극적으로 외국의 델리게이트들을 유치하고 있다.
타이완은 Dancing Taiwan을 통해 자국 무용단체의 국제교류 업무 전반을 지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주최하는 서울공연예술마켓 (Performing Arts Market in Seoul:PAMS)와 센터스테이지코리아 등을 통해 예술가들의 국제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최근 국제교류 지원예산을 증액, 한국 무용가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축제 현장에서 만난 Fukuoka Dance Fringe Festiva(FDFF)의 예술감독인 Yoshiko Swain은 “매해 2월에 열리는 FDFF에 참가할 작품 선정을 위해 매년 한국을 방문한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기간 중에 열리는 서울댄스콜렉션과 광진국제여름무용축제 는 빠지지 않고 찾고 있다. 또한 FDFF는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IPAP), 서울국제안무가페스티벌과도 협력체계를 갖추고 아시아 무용가들의 교류와 관련기관들의 네크워킹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며 “아시아의 춤이 발전하고 세계 춤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시아 춤계의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광진국제여름무용축제의 지향점에 대해 유호식 감독은 “유럽의 무용 네트워크를 보면서 많이 부러워 했다. 한 대륙 안에 여러 나라가 모여 있기도 하고 국가간의 연합공동체 시스템 때문에 유럽에서는 축제, 기획, 쇼케이스, 프로젝트의 네트워킹이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고 활성화되어 있다. 저는 이 부분을 벤치마킹하여 아시아 축제들이 많은 네트워킹을 통해 컨템포러리 댄스가 유럽에서 아시아 중심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 무용의 소통을 표방한 축제의 지향점은 신선하고 이 시점에서 또한 필요한 시도이다. 광진국제여름무용축제는 참가 작품들의 질적인 업그레이드와 함께 보다 다채로운 프로그래밍이 더해진다면 축제의 부가가치 또한 더욱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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