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시간의 나이> > writing by Jang Kwangyr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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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e review 국립무용단 <시간의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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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PAP 댓글 0건 조회 88회 작성일 20-01-0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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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시간의 나이  

극장에 따라 달라지는 완성도, 누구의 책임인가?

                                                                                                  장광열_춤비평가

 

안무가들에게 자국의 무용수들이 아닌 다른 나라 무용수들과의 국제 협업 작업은
설레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

더구나 그 협업의 대상이 개인 무용단, 프로젝트 무용단이 아니라 일정한 수의 전문 무용수들과
제작 스태프 그리고 전속 극장을 보유하고 있는 안정된 공공 무용단
,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립단체라면
창작 작업에 대한 의욕이 배가될 수 있으며
, 때론 그 의욕이 넘쳐 과욕을 부리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그런 사례를 대한민국의 국립현대무용단과 국립무용단에서 초청한 외국 국적을 가진
객원 안무가들의 작업에서 이미 심심찮게 목격했었다
.

유럽의 정상급 안무가들에게도 많은 무용수와의 작업 기회는 그리 흔치 않다.
비디오 아티스트로 출발, 안무가가 된 조세 몽탈보(Jose Montalvo)가 대한민국 국립무용단과
협업작업을 한다고 했을 때도 평자에게는 이 같은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
 

그러나 조세 몽탈보는 <시간의 나이>를 통해 자신의 전매특허인 비디오를 활용한 비주얼 만들기와
안무가로서 자신의 약점이기도 한 독창적인 움직임 창출에 대한 부담감을 대한민국의 전통 춤 자산에서
찾아내 융합하는 영리함을 보여주었다
.
음악적인 구성에서도 그는 대한민국의 전통악기에 의해 연주된 음악과 많은 안무가들이 차용했던
작곡가의 음악을 병치
, 어느 한쪽으로의 쏠림을 차단했다.
 

50명이 넘는 무용수들이 국립무용단에 상주하고 있지만 23명을 선택했고,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문화자산과 국립무용단 무용수들이 무대 위에서 잘 구현할 수 있는
움직임들을 조안무의 도움을 받아 추려냈다
.
이 같은 제작 콘셉트는 <시간의 나이>가 아주 빼어나지는 않지만, 세계 춤 시장에서 하나의 상품으로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
.

이 작품은 20163월 초연 이래 프랑스와 한국에서 수차례 공연되었고 평자 역시 공연이 되풀이 될 때마다
조금씩 그 완성도가 높아지는
, 재공연을 통해 레퍼토리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국립극장 초연, 프랑스 샤요 국립극장, 크레테유 예술의 집 공연에 이어
2017년 다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 공연을 보고 평자는 당시 이렇게 기록했었다.

국립무용단은 국가 간 협업을 통한 새로운 스타일의 레퍼토리를 확보했다.
시간의 나이는 모두 3개의 장 속에 한국 전통춤의 해체와 영상과 춤의 융합, 음악과 놀이적인 요소의 교묘한 배합,
그리고 인류의 보편적인 감성과 휴머니티를 터치하고 있고, 이런 모든 것들이 국립무용단 무용수들의 몸에 점점 더 체화되고 있었다.
다음 과제는 축적된 레퍼토리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될 것이다.

(
중략) 안무가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전략적으로 해외 무대로 진출해야 한다.
국립단체에 걸 맞는 극장과 양질의 관객이 기다리는 유명 페스티벌이 공략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들의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공공적인 노력도 함께 이어져야 한다.
훌륭한 작품을 서울을 벗어나 더 많은 도시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8-19 레퍼토리 시즌에 국립무용단이 선택한 <시간의 나이>(315-17LG아트센터, 평자 16일 관람)
그동안 국내에 선보였던 공연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
.
그 요인은 무엇보다 달라진 공연장 때문이었다.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의 높고 넓은 무대, 객석과 무대가 너무 먼데서 오는 춤 공연 관람의 걸림돌을
LG아트센터는 상당 부분 커버해주고 있었다.
이 달라진 공간은 무대 위 출연자들의 춤, 연기를 동반한 움직임과 이를 변용해 무대 위 스크린에 투사하는,
영상과의 합일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를 관객들로 하여금 오롯이 한 눈에 담아낼 수 있게 했다.
 

관객들은 악가무와 영상이 교묘하게 어우러진, 춤이 영상에 의해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체되고,
무용수들의 추임새와 인성(人聲)까지도 동서양의 음악과 조합되는, 의상과 영상에 의한 시각적 미장센을 한껏 즐겼다.
이 모든 것들의 조합을 통한 환경 파괴와 인간성 상실에 대한, 전 세계를 향한 안무가의 메시지는 덤으로 주어진 선물이다.

극장 공간의 달라진 환경은 출연자들로 하여금 작품에 대한 집중력을 배가시켜 앙상블의 밀도를 높였고
이로 인한 관객들의 몰입도 역시 덩달아 상승했다
.
관객과 연희자들이 소통을 넘어 공감으로까지 이어지는 드문 체험은 그대로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컨템포러리댄스에서 관객들이 안무가의 의도를 온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시간의 나이>는 무대 위에서 표출되는 여러 가지 장면들, 안무가가 펼쳐놓은 각각의 이미지들이 비교적 선명하다.
대한민국의 관객들이나 외국의 관객들이 보았을 때 적당히 이국적이고 생소하지 않다.

아쉬움도 있다. 몇몇 장면에서 안무가의 전작인 <파라다이스>에서 사용된 유사한 패턴의 차용,
무용예술만이 구현할 수 있는 강한 뇌리에 남을 만한 파격적인 장면의 부재, 전통의 해체와 현대적인 것과의 버무림에서
느껴지는 가벼움
, 보다 밀도 있는 앙상블을 춤으로 융합하지 못한 무용수들이 그것이다.

예술에서 공간감은 중요한 작품의 핵심이다.
영화의 줌인과 줌 아웃, 가까이서 찍은 사진과 멀리서 찍은 사진이 상당히 다른 뉘앙스와 감정을
전달하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 공연예술도 예외가 아니다.

<시간의 나이>가 어느 공간에서 공연되어지느냐는, 극장예술 작품으로서의 경쟁력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제작 파트너인 대한민국의 국립극장과 프랑스 샤요 국립극장은 향후 레퍼토리 운용과정에서 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립무용단의 <시간의 나이> LG아트센터 공연은 춤 작품 제작에서 공연장의 여건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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