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y_ 서울국제즉흥춤축제 20년/작고 소박하게, 차별성 있는 축제 지향 > writing by Jang Kwangyr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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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Memory_ 서울국제즉흥춤축제 20년/작고 소박하게, 차별성 있는 축제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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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PAP 댓글 0건 조회 381회 작성일 21-01-0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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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_ 서울국제즉흥춤축제 20년
              작고 소박하게, 차별성 있는 축제 지향

                                            장광열_서울국제즉흥춤축제 예술감독


  자고 일어나면 또 상황이 바뀌었다.
  “외국으로의 출국이 금지되었다” “한국 입국 후 귀국하면 2주간 격리되어야 해서 다음 공연일정에 차질이 있다” “한국 정부의 공연 비자 발급이 가능한가?”
  3월로 접어들어서면서 해외 초청 아티스트들로부터 연일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해외 입국자들의 2주 의무 격리 방침이 발표되었다.
입국자 격리 대상국이 날로 늘어나더니 급기야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들이 생겨났다.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티스트의 경우 2주간 자가 격리를 하기로 하고
축제 시작 3주 전에 입국하도록 항공권을 구매했으나 현지 항공사에서 한국 비행 스케줄을 모두 취소하는 바람에 이마저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올해 서울국제즉흥춤축제를 준비하면서 이렇듯 매일 같이 벌어지는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기가 무엇보다 힘들었다. 결국 10명 해외 초청 아티스트들 모두 한국
입국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축제를 연기해야 하나? 아님 취소해야 하나? 고민하다 국내 참가 단체들의 의사를 타진했다.

  축제에 초청받은 아티스트와 단체들 모두 공연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출연자들과 관객들 모두 코로나 19로부터의 위험을 최소화시키는 것이었다. 축제 스태프들과 논의 후 다음과 같은 조치 후 예정된 축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공연(4월)과 워크숍 프로그램(6월) 분리 시행- 해외 초청 아티스트 대신
국내 초청 아티스트 참여 폭 확대- 객석의 30%만 사용, 공연 감상 시 일정 거리 확보- 추가 분장실 확보, 출연자들 대기 시 일정 거리 확보- 공연실황 네이버와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 시도, 감상기회 확대- 공연장 입장 전 출연자 및 관객 모두 발열 체크- 모든 관객들 마스크 착용 감상하고 리스트 작성- 분장실 및 티켓
데스크 등에 손 세정제 상시 비치

 국내 참가 아티스트들의 의지도 있었지만, 6일간의 공연을 결정한 가장 큰 요인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 겪고 있는 위기의 순간에 예술과 예술가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신념 때문이었다. 나는 예술은 여전히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예술가들이 증명해주길 바랐다.

 즉흥은 창작 주체자의 무의식으로부터 이미지를 끌어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무용 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즉흥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공연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지 오래 이다. 이미 짜여진 작품, 규격화된 공연 형식에서 벗어난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몸짓은 무용가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이즈음 전 세계적으로 즉흥은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어린이, 청소년과 성인 등 일반 대중들에게 예술체험과 치유, 커뮤니티 댄스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서울국제즉흥춤축제를 시작한 지 어느 듯 20년이 되었다. 서울국제즉흥춤축제(Simpro)는 이 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부응해 그동안 외국의 즉흥 전문 아티스트와
안무가, 연주가 등을 초청, 국내 즉흥 아티스트들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즉흥 공연을 소개해 왔다. 또한 부산국제즉흥춤축제(Bimpro, 13회)에 이어 제주국제즉흥춤축제(Jimpro, 5회)를 태동시켰다. 대구와 익산, 대전에서도 즉흥춤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제주국제즉흥춤축제는 제주의 자연환경과 함께 하는 생태즉흥 춤 공연으로 특화되어 개최되고 있다.

  처음 국제즉흥춤축제를 시작할 때 도움을 준 최상철 초대 예술감독님,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자문해 준 남정호 교수님, 즉흥을 통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준
김화숙 교수님, 부산국제즉흥춤축제 박은화 예술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대구국제즉흥춤축제 개최 시 힘을 모아주었던 우혜영 교수와 유연아씨도 생각이 난다.

  Katie Duck, K.J.Holmes, Susan Birge, Hpfesh Shechter, Morgan Thorson, Arco Renz, Justin Morrison, Dorit Weintal, Celine Bacque, Mary Olive, Emmauel Grivet, Sylvain Meret, Makoto Matshima, 문정온, 양승희, 이용인, 장은정, 최경실, 국은미, 김윤정, 트러스트무용단, On & Off, Magpie Music Dance Company, 즉흥춤그룹 몸으로, 즉흥 연주자 Sbitar Omar, Mike Nord, 김기영, 허윤정, Tamura Ryo 등 축제를 빛낸 주었던 아티스트와 단체들이 생각난다.
   서울국제즉흥춤축제의 예술감독으로서 지난 20년 동안 나는
- 질 높은 다양한 유형의 즉흥 공연
- 전문가 마니아, 일반인들을 위한 즉흥 워크숍 프로그램
- 즉흥을 통한 지역 무용계 활성화
- 즉흥 아티스트들을 통한 춤 국제교류와 네트워킹 확장
- 즉흥 축제를 통한 해외 춤 시장에서의 한국의 이미지 고양

 
  올해 축제는 20주년을 맞아 다수의 외국 즉흥 아티스트들이 참가해 공연과 워크숍, 학술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4월 22-26일)과 워크숍(6월 28-20일)을 분리해 개최했다.
  4월 21일부터 시작되는 국제 협업 공연 작업을 시작으로, 4월 22일 개막공연, 4명의 즉흥 연주가와 4명의 즉흥 무용가들이 참여하는 4대4 음악&댄스 협업 작업인 코렉티브x땐페(corACTIVExDdanPe)의 1시간 협업 공연, 3개국 즉흥 아티스트와 즉흥 뮤지션이 참여하는 국제 협업 즉흥공연, 서울시민들과 함께 하는 야외 즉흥공연, 즉흥의 여러 양식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고 하는 컨택 즉흥공연, 그리고 공모를 통해 선정된 팀들이 참여하는 즉흥 난장 순으로 계속되었다.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즉흥 아티스트 이미리를 강사로 초청한 즉흥 워크숍은 6월 29일부터 서울과 제주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20주년을 기념해 ‘2020년 오늘, 대한민국 즉흥춤 진단‘이란 주제로 국내 즉흥의 변모 과정과 현재를 교육, 창작, 공연, 커뮤니티 영역에서 진단해 보는, 김화숙 국은미 장은정 최상철 교수가 패널로 참가하는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1984년에 공연예술 전문 잡지 <객석>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10년이 넘도록 무용계 현장에서 ’즉흥‘이라는 단어는 쉽게 접할 수 없었다. 그런데 1999년 뉴욕 St. Mark's Church에서 즉흥댄스페스티벌을 처음 목격하게 되었다. Movement Research에서 주최한 것이었다.
 그 광경에 큰 자극을 받고 당시 무브먼트리서치에서 발행되는 정기간행물들을 찾아보며 공부를 시작했고 20년 전, 최상철 안무가에게 자문받아 제1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를 시작하게 되었다.
  뉴욕에서 당시 즉흥잼 현장을 방문하고는 전문 무용수들 뿐만 아니라 비전공인, 타 장르의 예술가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에 즉흥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 20년 전에도 이미 외국에서는 즉흥 커뮤니티가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하고 있었고, 또한 즉흥이 공연의 양식으로 무대에 올려졌을 때 기존의 사전 안무와 그를 통한 반복되는 연습에 의한 공연과는 또 다른 차별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후 아바뇽페스티벌과 몽펠리에댄스페스티벌, 독일의 탄츠 플랫폼 등에서 샤샤 발츠 등의 안무가가 올리는 60분 길이의 즉흥 공연을 여러 번 보게 되었다.
서울국제즉흥춤축제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공연으로서의 즉흥에 적지 않은 비중을 둔 것은 즉흥 공연이 갖는 분명한 차별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1년 처음 국제즉흥춤축제를 시작했을 때 조사한 바에 따르면 4년제 대학 43개, 2년제 대학 7개를 포함 50개 대학에 무용과가 개설되어 있었지만, 즉흥 수업이 정규 학과목으로 개설된 대학교는 고작 7개였었다. 왜 그럴까 하고 파악해 보았더니 즉흥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었고, 필요성은 알지만 가르칠 만한 사람이 없었고, 새로운 수업 개설에 대한 무용학과 교수들의 합의 도출이 어려운 것이 그 원인이었다.  
  서울국제즉흥춤축제는 공모를 통해 축제 기간 중 즉흥 공연 팀을 선정하는 ’즉흥난장‘ 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매해 전문 무용수들로 이루어진 단체뿐만 아니라 비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즉흥 그룹들의 공모 참가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즉흥난장에 참가한 소마 휴 댄서스는 50-70대로 이루어진 비전공인들이고 이들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즉흥춤 워크숍에 참석했던 분들로 이제는 즉흥 마니아로 활발한 즉흥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신흥동‘은 성남 신흥동에 있는 골목에서는 다문화가정과 지역주민의 가족들이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모여 즉흥춤을 추는 그룹이고, ’무력발전소’는 안무가 밝넝쿨과 인정주가 이끄는 오!마이무브먼트씨어터의 전문무용인들이 리더로 팀을 이끌고 있다.
  또 제주즉흥춤축제에는 제주도 애월읍 상가리 인근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는 즉흥그룹 ’아우라‘와 서귀포에 거주하는 무용가 기은주가 리더하는 ’무용다방‘ 등의 커뮤니티 즉흥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 몽펠리에댄스페스티벌에 참가하던 중 그곳 지역의 자연과학을 가르치는 교사를 대상으로 한 즉흥 워크숍 프로그램을 참관한 적이 있다. 페스티벌과는 별개의 프로그램이었다. 숲속에서 20명 남짓의 사람들이 즉흥을 하고 있었다. 워크숍이 끝난 후 이것저것 물어보는 과정에서 프랑스에서는 변호사나 판사, 외과의사 등 반복되는 업무적 성향으로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전문직종 종사자들에게 즉흥을 통한 워크숍이 주어지고 있었다.
  뉴욕시의 경우도 동성애자와 노숙자 등 사회 소외 계층들을 대상으로 한 공공 즉흥 프로그램이 공적인 지원을 받아 시행되고 있다. 마크모리스무용단의 경우도 파킨슨병 환자와 치매 환자들을 위한 무용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들을 위한 치유과정, 그리고 지도자 과정도 마련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즉흥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 중국, 홍콩, 일본 등에서도 최근 즉흥에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고 포르투갈에서는 컨택 즉흥만을 하는 페스티벌이 새로 생겨났다.
  유럽의 경우 국립댄스하우스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즉흥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전국에 산재한 260개가 넘는 공공 문예회관 같은 곳에서
지역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즉흥 프로그램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

  수년 전부터는 유럽을 중심으로 ‘즉흥아티스트’라는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반드시 무용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예술에 대한 인문학적 사고를 갖추고 충분한 신체 훈련이 된 아티스트들이 즉흥을 중심으로 공연과 교육, 치유 등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예술적 성과를 얻고 있다.
  20주년 축제를 준비하면서 라운드테이블을 염두에 두고 세계 여러 나라의 즉흥의 흐름을 듣기 위해 각 지역별로 안배를 했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성사되지 못해 안타깝다. 서울국제즉흥춤축제에서는 매년 ‘관객과 함께 하는 즉흥파티’와 즉흥 아티스트들의 네크워킹을 겸한 ‘enjoy 국제 즉흥 잼’을 시행하고 있다. 즉흥을 통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즉흥을 통한 다양한 유형의 공연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온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Simpro는 즉흥을 통한 세계 여러 나라와의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춤 국제교류 다변화, 양질의 계층별 맞춤형 즉흥 워크숍 프로그램 보급, 즉흥을 통한 지역춤 활성화, 대중들과 보다 소통하는 프로그래밍을 통한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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